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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Management/창조경영

양손잡이로 가는 길, 그 첫 번째




기업이 오른손잡이 (정해진 일을 최적의 방법을 통해 능숙하게 수행하는 것)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업무 수행에 있어서의 산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른손잡이 업무에 있어서의 산포 (Variance)는 자칫 엄청난 재앙으로 닥치기도 합니다.

 

1994 323 모스크바를 출발해서 홍콩으로 향하던 러시아 Aeroflot 항공사의 Flight 593편이 시베리아에서 추락하여 승무원을 포함한 75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 사건의 원인은 부기장이었던 야로슬라브 쿠르딘스키가 함께 탑승했던 자신의 두 아이들에게 조정간을 잡아보라고 했다가 두 번째로 조정간을 잡은 아들이 계기판의 자동 운항 장치를 꺼버리는 실수를 범한 데 있었습니다.

 

항공기의 운항은 정해진 규칙과 절차를 극단적인 엄밀함으로 준수해야 하는 대표적인 오른손잡이 업무입니다.

 

오른손잡이 업무의 또 하나의 사례는 모든 공정 조건이 최적화/표준화된 상태에서 운영되어야 하는 반도체 공정을 들 수 있습니다. PC CPU 칩의 선도 기업인 Intel Microprocessor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980년대 중반 Copy Exactly (똑같이 복제하라!)라는 전략을 수립하여 약 10년에 걸쳐 전사적인 프로그램으로 내재화 했습니다. IntelCopy Exactly는 개발된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전 공장에서 동일한 품질 수준으로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한 대표적인 오른손잡이 업무 잘하기 운동이었습니다. Copy Exactly 프로그램의 효과로 Intel은 인당 생산성을 약 4배로 올리고, 매출액은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기업에 따라서는 오른손잡이 업무를 제대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전략적 Initiative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왼손잡이 업무 (창의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것)에는 오히려 산포를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가 동일한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획일적인 문화 및 업무 환경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극히 작습니다. 그렇다면 왼손잡이 업무에 있어서의 (긍정적 관점의)산포는 어떻게 장려할 수 있을까요?

 

성공확률보다 양에 집중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토마스 에디슨은 발명을 위해서는 하나의 멋진 상상력이 발휘되어야 하지만 그에는 수많은 쓰레기더미가 따르게 마련이다라고 이 사상을 간결히 표현한 바가 있습니다. 왼손잡이 업무에 있어서는 산포는 기업의 적이 아니라 개성의 다양한 범위로서의 탁월성 (Excellence as a range of difference)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요즘 창조 경영이 각광을 받으면서 천재들의 삶이 많은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피카소,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다빈치 등과 같은 천재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작품/연구가 성공 확률이 높다는 점이 아니라 동시대의 다른 이들보다 단순히 던 많은 작품을 쓰고 더 많이 연구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IDEO라는 Design기업에서 파생된 장난감 디자인 스튜디오인 Skyline의 사례를 보면 1998년 이 회사의 10명의 직원들이 약 4000건의 신제품 아이디어를 창출했다고 합니다. 이중 약 200여건만이 설계 도면이나 Prototype 단계로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12건이었다고 합니다.

 

4000:200:10이라는 이 비율은 왼손잡이 문화에 있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G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