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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Management/Innovation AD

팰런이 말하는 광고의 창의성을 비지니스 경쟁력으로 바꾸는 7가지 법칙

세계적인 광고회사 팰런 월드와이드는 26년간의 실무경험을 토대로 창조성이 기업의 핵심전략임을 이야기 하고있다. 원서의 제목은 How to Turn Creativity into a Powerful Business Advantage 이고 번역서로 '창의력 오렌지'로 나왔다. 몇 가지 원칙에 입각해 창의력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바꾸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이를 기본으로 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법칙, 창의력을 실현하고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는 프로세스야 말로 광고가 가진 진정 위대한 힘이다. 이책에서는 다양한 예시로 창의력에 관한 법칙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는 잘 모르는 미국광고이기때문에 책만보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울수도 있다.
법칙에 해당하는 광고와 함께 창의성을 어떻게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1원칙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1990년대 후반, 리 청바지(Lee Jeans)는 ‘엄마들이나 입는 청바지’로 낙인이 찍힌 중저가 브랜드였다. 젊은층 시장의 구매율이 전체 시장을 뒤흔드는 청바지 시장에서 리는 감소하는 매출 때문에, 변화가 절실했다. 결국 리에서는 브랜드팀을 새로 꾸리고 팰런과 함께 심각한 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팰런의 기획팀은 리 청바지가 갭(Gap)과 올드네이비(Old Navy) 등의 브랜드와 겨루면서도 리바이스의 아성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 기획자들은 이미지가 주는 모든 가정을 버리고 리의 지하 창고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는 뿌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즉, 현재의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브랜드의 과거 이미지부터 중요한 것들을 찾아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했고, 그들은 창고에서 1930년대에 쓰이던 ‘버디 리’ 인형을 찾아내게 된다.
설문조사 및 심층조사 결과 의외로 젊은층 시장에서 ‘버디 리’ 인형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다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브랜드를 하나 더 만들어 론칭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내구성이 강한 청바지와, 언제 어디서든 사람을 구하는 버디 리, 굴복하지 않는다는 불멸의 정신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20대 시장을 공략했다. 결국 “나는 확신과 용기를 가진 멋진(cool) 남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리바이스(Levi's)나 게스(Guess) 같은 브랜드에 비해 명확한 시각 이미지(버디 리)를 가진 리 브랜드는 미국 시장에서 서서히 리바이스의 자리를 가져오는 중이다.

2원칙 : 문제를 최대한 쉽게 정의하라


1997년, 홀리데이 인(Holiday Inn)의 하위 브랜드인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가 론칭을 시작했다. 상위 브랜드의 이름이 들어간 하위 브랜드는 축복인 동시에 저주였다. 라인 확장을 통해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성을 갓 태어난 하위 브랜드에 심어줄 수도 있는 반면, 자칫하면 고유 브랜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수도 있었다. 따라서 이미지의 확장을 노리는 대신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 것이다. 결국 실속형 호텔을 가장 자주 이용하는 ‘달리는 성공 직장인’만을 대상으로 잡았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위해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들이었고, 그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열망, 자신감으로 뭉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하위 브랜드를 상위 브랜드와 연결시켜 확장하는 대신 ‘달리는 성공 직장인’이 가장 많이 TV를 보는 시간대, 그들이 느끼는 감성의 농도에만 집중했다. 이들에게 어울리는 ‘현명한 소비’를 강조했고, 결과는 적중했다. 앨 고어가 대선 후보 시절,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의 광고를 언급했으며, 광고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여전히 각종 매체로부터 공짜 효과를 누리고 있다.

3원칙 : 특유의 감성을 파악하라


하루에만 2,300편의 비행기를 띄우는 세계 최대의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는 9/11과 직원들의 잦은 파업 등이 문제가 되어 결국 2002년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유나이티드에 씻을 수 없는 이미지를 남길 우려가 있었다. 당장 눈으로 유나이티드가 아직도 건재하며, 자신감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릴 기회가 필요했다. 따라서 전체 매출의 48퍼센트를 책임지는 핵심 구매층이지만 전체 9퍼센트에 불과한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 집단에만 포인트를 맞추기로 결정했다. 이들에게 비행기는 자신의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는 든든한 파수꾼이자 일종의 필요악이었다. 그들에게는 ‘편안한 비행’보다는 ‘당신을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팰런의 기획자들은 알았다.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의 특징은 자신들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브랜드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나이티드가 성공하려면, 이들 고객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헌신하고, 그들의 성공에 대한 노력, 열정, 희생을 이해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기획자들은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배경으로 그들의 노력을 인정한다는 뜻을 담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자 역시 장인정신과 자신의 직업에 대해 투철한 사람을 골랐고 그 결과, 유나이티드 광고는 아카데미시상식에 출품되기까지 했다.

4원칙 : 예산보다 아이디어에 주목하라


다른 사람을 웃음 짓게 하는 데는 유머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서 유머를 사용하는 것은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만약 브랜드가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국에서 수입한 체코의 자동차회사 스코다(Skoda)가 바로 대표적인 예였다. 폭스바겐이 스코다를 인수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스코다가 ‘웃기고 못생긴 자동차’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스코다의 이미지를 피할 수 없었다. 인식을 바꾸기 위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반영하는 카피를 작성하게 된다. “정직한, 스코다입니다.”
스코다의 임원진들은 ‘자기 회사 차를 우습다고 말하는’ 광고에 돈을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해 격분했지만, 소비자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솔직하게 자신들의 오점을 인정하는 “정직한, 스코다입니다” 카피에 가장 많은 점수를 주었다. 결국, 스코다는 영국 자동차 대리점들이 선택한 2001년의 최고 성공작이 되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과거의 오명을 벗을 수 없다는 것을 안 경영진이 아이디어 하나로 자동차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결국 성공했다.

5원칙 : 위험 요소를 찾아라


BMW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지만, 이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표현할 마땅한 수단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다. 1997년 무렵 떠오르는 인터넷을 본 기획자들은 TV광고 대신 인터넷으로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점점 첨단기술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그들에게 선택된 콘텐츠는 인터넷에서 급격하게 확산되는 시점이었지만, 여전히 인터넷으로 상영되는 단편영화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시점이었다. 단, 그저 그런 광고로 보이지 않기 위해 추격신이 있는 다양한 액션영화를 브레인스토밍 대상으로 삼았고, 광고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명한 영화감독(존 프랑켄하이머, 이안, 가이 리치, 왕가위 등)들과의 합작을 통해 영화 같지 않은 광고, 광고 같지 않은 영화를 만들게 된다.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영화였지만, 정통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TV광고 및 포스터 제작을 통해 사람들을 컴퓨터 앞으로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 결국, 선도효과를 톡톡히 누려 홈페이지를 폐쇄하기 전까지 9천 3백만 명에 이르렀고, 추후 새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음에도 매출 성장률만 12퍼센트로 당시 벤츠와 렉서스를 앞지르기까지 했다.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데 대한 대가였다.

6원칙 : 협력 아니면 공멸이다


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실제로 소비자들의 인식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바로잡아 인식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팰런에서 바하마 관광청과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가장 큰 문제도 사람들이 느끼는 바하마의 이미지와 실제 바하마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달랐던 점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팰런의 디자이너들은 입을 모아 ‘시각적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군도를 하나로 묶어 통일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이미지가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 터였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끈끈한 동료애로 무장한 사람들은 자칫 일을 그르치게 할 수도 있는 권력 다툼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일찍부터 협력한 덕택에 깔끔하고도 세련된 디자인의 홈페이지와 그 안의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새 브랜드를 자신의 눈으로 확인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립했다. 또한 국민들도 바하마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 사실, 국민들로서는 난생 처음으로 바하마의 차별성과 장점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7원칙 : 고객에게 귀를 기울이고 또 기울여라


‘은행 이상의 은행’을 노렸던 시티은행은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명확하지 않았던 터라 그들은 고객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포커스 그룹까지 동원해야 했다. 시티은행과 같은 거대은행의 경우는 고객층이 너무나 넓었기 때문에 표적고객의 범위와 규모가 엄청났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은행 대신 시티은행을 이용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기존의 데이터를 전부 버리고 새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포커스 그룹은 시티은행과 고객사이의 접점에 어떠한 열정도 보이지 않았다. 마침 기획자 중 한 사람이 머리를 자르러 가서 “왜 각자 좋아하는 은행이 따로 있을까?”라고 중얼거렸고, 미용사는 “은행이 뭐가 중요해요. 돈을 더 벌어 잘살아볼까 고민하죠”라는 대답을 했다.
그동안 기획자들은 고객과 은행과의 감성적 접점만을 찾느라, 고객이 은행을 왜 필요로 하는지 잊고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행복한 삶을 위해 쓰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 돈을 벌어 잘 굴리고자 하는 목적은 가지고 있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해 그들을 위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차례였다. 결국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카피는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