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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Management/창조경영

양손잡이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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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외적 제한 또는 억압이 없는 상태라면 왼손잡이의 비율은 전 인구의 8 내지 15%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영국 런던대학의 크리스 맥머너스 교수는 왼손잡이의 비율의 변화 추이를 알기 위해 수백 년 동안의 필적 데이터를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에 따르면 20세가 초반의 왼손잡이 비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그만큼 왼손잡이를 불경하게 생각한 문화적 선입관에 따른 억압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어에서 sinister는 왼손잡이를 뜻하지만 '부패한', '불경한', '불길한' 등의 뜻도 가지고 있다) 또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각종 공장에서의 작업 표준화가 매우 중요해지면서 대다수를 이루는 오른손 중심의 작업 수행 방식에 소수의 왼손잡이들이 맞춰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왼손잡이의 비율을 낮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왼손잡이가 갖는 고유한 장점들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왼손잡이의 비율은 그 자연적 비율인 11%에 육박했다고 한다. 우리 두뇌는 역할과 기능이 전혀 다른 좌우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좌뇌와 우뇌는 중추 신경을 거치면서 우리 몸의 우측 부분과 좌측 부분을 교차하여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뇌는 주로 창조, 종합, 예술, 운동 등을 담당하고 좌뇌는 효율, 분석, 과학, 사고 등을 담당하는데 주로 우뇌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는 왼손잡이들은 대다수의 오른손잡이 보다 창의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혁신이란 단어를 들을 때 사람들은 대개 두 종류의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고통’, ‘피로’, ‘스트레스를 떠 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즐거움’, ‘활력’, ‘신선한 자극을 떠올리는 경우도 있다. (http://www.innovation-icon.com 의 혁신관련 설문 조사 참조) 그 까닭은 혁신이 오른손잡이의 속성과 왼손잡이의 속성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IMF를 겪으면서 급속한 글로벌화에 따른 환경변화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의 경우 혁신은 수익성 확보글로벌 수준의 생산성 제고를 통한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었다. 6시그마, Process 혁신 등과 같은 제반 활동들은 한국 내에서의 오른손잡이 경쟁이 글로벌 무대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채택한 혁신 수단들이었다. 이러한 혁신 활동들은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를 세계수준의 품질과 효율성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확보한 광맥 (기존 상품과 서비스, 기존 프로세스, 기존 고객, 기존 사업)을 더 빨리, 더 생산적으로, 더 많이 파내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채굴형 혁신’ (Exploitation)이라고 불린다.

최근 들어 혁신에 대한 관심은 창조’, ‘성장쪽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 이 영역은 새로운 광맥 (신상품, 신서비스, 신사업)을 찾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탐험형 혁신’ (Exploration)이라고 불린다.  채굴과 탐험은 똑같이 혁신의 영역에 포함되어야 하지만 요구되는 능력과 체계는 전혀 상이하다. 금광을 캐는 도구와 방식이 금광을 찾는 도구와 방식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에서 매우 주의해야 할 것은 탐험형 혁신이 혁신의 주요 의제가 되었다고 해서 채굴형 혁신 자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컬럼비아 대학의 마이크 투시먼 교수와 스탠포드 대학의 찰스 오라일리 교수는 이것을 기업은 양손잡이 (Ambidextrous Organization)가 되어야 한다고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 (http://www.getcited.org/pub/103374215)

그렇다면 기업이 탐험형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떤 체계를 갖추는 것이 좋을 것인가? 채굴형 혁신에서는 전체 최적화가 중요하므로 전사적 추진 체계가 필수적인 반면에, 탐험형 혁신은 왼손잡이의 비율이 소수라는 것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창의적 Mind확산과 새로운 가치 추구를 위한 Risk Taking 장려는 문화적으로 그리고 Software적으로 접근하면서, 조직과 자원 투입과 같은 부분은 특화된 소규모의 조직을 통해 신속하게 접근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한국에 더 많은 양손잡이 기업들이 생겨나고 그들이 세계무대에서 New opportunity leader로 당당히 서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G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