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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Thinking/IDEO

IDEO에서 혁신의 기본을 배운다

2004년 BusinessWeek지에 "The Power of Design"이라는 타이들과 함게 IDEO가 커버에 소개되었다. 5년이 지난지금 새삼스럽게 IDEO가 주목을 받는이유는 최근에 대두되는 창의성, 창조경영에 대한 이슈가 맞물리면서가아닌가 싶다. 작년에는 SADI의 초청으로 IDEO의 팀장이 다녀가기도 했고, LG전자에서 프로젝트를 했다고도 한다. IDEO에 대해서는 디자인 회사니까라는 의식이 강한것도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이 회사가 전세계의 내노라하는 회사들의 혁신 모델의 전형이 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자. 

사실 디자인이라는 의미가 국내에서는 미술분야에 한정되는 디자이너가 하는 산출물과 연결하는 좀 협의의 의미로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서 디자인에 대해서 좀더 넓게 정의를 바로잡고자 한다. 동사와 명사 두가지로 쓰이는데 이말은 예술과 과학(arts and engineering)의 중간영역을 가리킨다. "to design" 디자인을 하는것은 프로덕트, 구조, 시스템, 요소등을 의도한대로 계획을 세워 개발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design" 디자인은 제안, 드로잉, 모델, 설명등의 마지막 형태나 솔루션이거나 프로세스에 따라 제작된 최종 프러덕트의 결과를 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process design"의 의미로 일련의 창조과정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인다. 따라서 IDEO가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의 디자인 회사라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다. 일종의 발명회사에 더 가깝다고 할수 있다. 최근에는 자사의 프로세스를 기업에 혁신과정으로 설파하는 일도 하고 있다.

IDEO는 HP, AT&T, 네슬레, 보다폰, 삼성, NASA등과 같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로 부터 최고의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받으면서, 제품 및 서비스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회사는 애플컴퓨터와 같이 세상에 선보인 마우스, Palm PDA,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을 포함, 지금까지 수백 가지가 넘는 혁신적 제품들을 디자인해 왔다. 다른 어느 회사보다 디자인 분야에서의 많은 수상기족을 보유하고 있는 IDEO는 신제품 개발 역량을 토대로 쇼핑, 은행, 병원, 무선통신 서비스 등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소비자 경험을 설계하는 영역으로도 업무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1. 고객관찰 Observation
IDEO의 혁신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는 고객관찰에서 시작한다. 설문 조사나 전문가 그룹 인터뷰 같은 방법보다 시장에서 실제 고객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고 이해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IDEO는 먼저 자사 소속의 여러분야 전문가와 고객사의 임직원을 한팀으로 구성해 직접 소비자 관찰에 참여하도록 하고, 나아가 직접 구매활동을 경험하도록 한다. 또한 고객사의 최고경영자들도 직접 자사제품의 구매를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예컨대 의류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여러 소매점포나 인터넷쇼핑몰에서 자사의 제품을 구입해 보도록 하고 병원 경영자라면 여러 다른 병원에서 직접 진료를 받아보게한다.
2. 브레인스토밍 Brainstorming
IDEO에서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경제학자,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고객사의 임직원과 같이 브레인스토밍에 참여한다. 이들은 소비자 관찰 결과를 토대로 한 방에 모여 주어진 문제를 검토하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10여명의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자유로운 의견을 주고 받는다. 아이디어를 기록한 메모지를 벽에 붙였다 떼어버리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브레인스토밍은 프로젝트 초기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거나 혹은 나중에 발견되는 복잡한 문제를 풀기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IDEO에서의 브레인스토밍은 매회 60분을 넘기지 않을것, 직급과 권위와 무관하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오로지 아이디어로 승부할것, 가능한한 정기적으로 자주 행할 것 등 세가지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브레인스토밍이 실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3.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
여러차례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떠오른 유용한 개념은 곧 구체적인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돼 테스트되는 프로토타이핑 단계를 거틴다. 프로토타입은 진흙으로 빚거나 나무를 깎아 만들기도 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중요한것은 가능한한 일찍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는 점이다. 눈으로 볼수 있고, 손으로 만지고 작동시켜 볼수 있는 프로토타입이 있을때, 비로소 아이디어를 여러사람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토타입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교환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의 매개체가 된다.

프로토타입을 만드는것을 가장 주요하게 강조하는 IDEO는 기존과 다른게 프로토타입이 최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험과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적극적인 실험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디어의 구체화 정도가 낮고 성공여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도 프로토타입 제작을 권장한다. 'Design-Build-Test'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과정을 통해 출발점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낯선 아이디어와 통찰을 얻어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출해내곤한다.

"IDEO는 우리의 눈을 뜨게 해준다. 작년한해만 해도 IDEO와 같이 개발한 새로운 서비스로 가입자 수가 두배로 들었다. - AT&T 최고경영자'

"IDEO는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P&G 최고경영자"

무엇보다도 IDEO에서는 프로세스의 적용과 구현 과정이 중시된다는 점을 들 수 있을것이다. 즉 디자인의 결과물은 물론 디자인 과정과 이에 참여하는 개인의 자발적 창의에 대한 강조와 투자가 제대로된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IDEO의 여러고객사는 신제품개발의뢰와 별도로 이회사가 보유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배우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예컨대 세계적 소비자 용품 제조사인 P&G의 40여명에 이르는 최고경영자들은 매년 최소 하루 이상 IDEO에 머물면서 이들의 혁신적 사고방식과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있다.
IDEO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사실 특별한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상식에 속할지도 모든다.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이 상식을 깊이 이해하고 충실히 실행에 옮기는 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정작 성공의 기본이 되는 상식은 제쳐놓고 특별한 것만을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것이 오늘날 기업의 현실이다. 제조업 마인드를 가지고 디자인을 앞서 말한것과 같이 국소적인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어딘가에 있을 '블루오션'을 무작정 찾아헤매는 것은 아닌지, 맞지 않는 프레임'트리즈'안에서 무리한 해답을 찾고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것 이다.